스토리북
part6. 동아리
01. Connecting the Dots
동아리 문화가 번져 나가며
아주대학교는 학생들이 다양한 삶의
가능성을 상상하고 연결할 수 있는
실험과 모험의 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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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어느 별에서 포착될지 모른다.
아주대학교에서 그런 일은 흔한 일이었다. 그때 그 시절,
이곳은 '딴 짓'의 가치를 믿고 적극 장려하는 품 넓은 장소였다.
그렇다면 딴 짓의 가치란 어떤 것일까?
스티브 잡스(Steven Paul Jobs)가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연설의 한 대목을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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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Steven Paul Jobs)가 대학을 그만두기 전 전공과는 상관도 없던
캘리그래피 수업을 경험하며 타이포그래피가 적용된 PC 시대를 열었듯,
산업공학과 출신 Y는 1997년 한국방송대상에서 스포츠 기자상을 수상하는 순간,
자신이 뿌려온 과거의 점들을 떠올렸다.
지금의 자신을 만들어낸 과거의 점(Dot)을 돌아보려 하자,
그의 뇌리에 불현듯 떠오르는 한 장면이 있었다.
이야기는 1981년 무렵 경기도지사의 집무실로 연결된다.
이는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행정직 공무원들과 이제 막 동아리 야구부를 창단한 패기 넘치는 대학생들 간의 대화 한 토막이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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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A 회장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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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BA 회장 Y
경기도지사배 아마추어 야구대회를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A
행정은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움직일 수 있어요.
우리 도에서 그런 걸 왜 만들어야 할까요?
ABBA 회장 Y
아시다시피 우리나라에도 내년이면 프로야구가 창설됩니다.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A
… 그런데요?
ABBA 회장 Y
머지않아 스포츠맨들의 시대가 열립 겁니다.
또 해외의 명문대학들을 살펴봐도 어느 학교나 스포츠의 전통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실 겁니다.
‘스포츠 육성으로 대한민국의 명문대 양성에 기여한다.’ 이런 대의에 경기도가 먼저 나설 수 있는 기회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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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객기에 가까운 이 무모한 협상의 결과, 전국 아마추어 야구대회가 창설되었다.
초기만 해도 아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이 참여하는 교류전 성격의 대회였으나 이후 점차 세를 확장하며 전국대회로 커져갔다.
아주대학교 야구동아리 ABBA는 해당 대회에서 항상 4강권에 들며 대회 성장의 주역으로 활약해 나갔다 -
아주대학교 야구동아리 ABBA
Y는 이 과정에서 언제나 비슷한 지청구(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는 말)를 들어야 했다.
너는 왜 그렇게 쓸데없는 짓만 하느냐, F학점 수집을 작정한 것이냐.
실제로 그는 두 번의 학사경고 끝에 제적 문턱까지 다다르며 지옥과 천당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그는 딴 짓의 가치를, 이 점들이 언젠가는 연결되어 자신의 미래를 만들 것
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10년 뒤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산업공학과 출신의 공대생은 야구에 미쳐 동아리에 빠진 채 대학생활을 보내더니,
공중파 방송사의 스포츠 기자로 입사했고, 오래지 않아 그 정점에서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대학 전체적으로는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 사이 다양한 갈래의 동아리
문화가 빠르게 번져 나갔다. 그때 그 구성원들이 스스로 뿌려놓은 점들은
10년 뒤, 혹은 20년 뒤 결국 동문들의 미래가 되었다.
동아리는 이렇게 아주인들의 대학생활에서 좋은 추억인 동시에 새로운 삶의 자양분이 되었다.
Y 이외에도 과거의 점들이 연결되어 예상치 못한 인생 경로로 이어진 숱한 예들이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현재의 아주인들에게 대학생활이란 무엇인지,
딴 짓의 가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Ajou Connecting the Dots 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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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공학과 80학번 L
AJESS 활동
ㆍ AJou English Social Study의 창립멤버
ㆍ 교내와 통학버스, 지하철을 가리지 않고 네이티브 스피커 생활 고수
ㆍ 현대전자 영업부에 입사하며 국제수준에서 활동하는 엘리트 영업맨으로 성장 -
전기전자공학부 91학번 L
스파이더스 활동
ㆍ 스파이더스 베이스주자
ㆍ 당시 수원 남문 쪽에 있던 클럽에서 공연을 해 악기를 마련하는 등 학창시절 내내 밴드활동에 심취
ㆍ 현재 홍대 인디신의 베테랑 베이스 주자로 활발히 활동 중 -
국어국문학과 05학번 K
아리랑 영화패(현, 씨네 아리랑)
ㆍ 영화 동아리에서 촬영파트/ 비평파트/ 상영파트 동아리의 모든 부문 활동
ㆍ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에 동아리 선배의 소개로 ‘저예산 독립영화’에 참여하게 된 후 외부 영화제작 현장에 꾸준히 참여
ㆍ 2011년부터 상업영화 현장의 제작파트 스탭으로 다수에 프로젝트에 참여. 최근작으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 TVING 오리지널 ‘몸값’ 등이 있다.
1) 50주년 기념 인터뷰 중 80년대 졸업생 윤천석 동문과 김영기 동문의 구술 바탕으로 재구성